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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디자인학

[정보 디자인]정보 시각화의 여명

by appple 2023. 3. 5.

우리는 항상 정보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 정보들 중에는 시각적으로 바로 확인이 되는가 하면 신문 기사, 학위 논문, 연표, 악보, 지도 등 텍스트나 기호로 되어 있어 해석을 해야하는 것도 있다. 현대의 미디어 환경에서 정보는 우리 주변에서 다양성을 지니며 목적과 용도에 따라 수많은 형태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정보의 시각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던걸까.

인류의 정보 기록과 표현의 시도는 나무껍질, 돌, 짐승 가죽에 새기거나 필경사들에 의해 파피루스, 양피지 등에 이루어졌다.
이렇듯 정보의 시각화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를 통해 인류 문명이 발전하는 밑거름을 다질 수 있었다.
종이의 발명으로 정보를 편리하게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었고, 인쇄술은 정보 기록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다. 특히 15세기 유럽에서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고안한 금속 활자 인쇄 기술이 정보 기록의 큰 계기가 되었다.

인쇄에 의한 정보 기록 방법의 발전으로 대량 생산을 통한 정보 배포가 이루어지면서 정보가 대중화되고 표현 기법도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또한 단순 정보를 주어진 매개체에 기록하던 형태에서 기록과 전달을 위한 전자 매체와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점점 복잡한 내용과 형식의 정보 환경으로 변해 왔다.

- 정보 시각화의 여명
정보의 기록은 인류 문명 훨씬 이전에 동굴 벽이나 동물의 뼈 등에 시도된 시각적 표현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아브리 블랑샤르에서 발견된 동물의 뼈에는 구부러진 선 모양을 따라 점들이 표시되었다. 이것은 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달의 음력 표현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30,000년경으로 추정되는 이 음력의 기록은 인류가 기록한 가장 오래된 수치 개념의 정보로 달의 공전 주기에 대한 시간 기록의 필요성에 따라 기록 활동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사시대 라스코 동굴 벽화


기원전 22,000년경 선사 시대로 추정되는 프랑스 라스코 동굴의 동물 벽화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벽화는 동물의 종류와 크기, 위치 등을 달리하여 머리나 목을 조준점으로 삼아 창던지기 연습을 하도록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사냥할 때 맞닥트리는 다양한 상황을 시각화하여 정보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카탈휘유크의 마을 지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지도는 기원전 6,5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근동지역 아나톨리아 지방의 카탈휘유크에 있는 마을 지도이다. 1963년에 영국의 고고학자인 제임스 멜라트에 의해 발굴되었고 현재는 터키의 코니아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발굴 당시 땅속에 있는 묘의 북쪽과 동쪽 벽에 1.5미터 길이로 그려져 있었다. 마을의 설계도로 보이는 이 지도에는 벌집처럼 밀집된 지역에 80여개의 집이 묘사되어 있었다. 앞부분은 사각형 형태의 건물이 계단형으로 빼곡히 배치되어 있었고 마을의 뒤편에는 화산, 그 옆으로 화산 분출에 따른 화강암 같은 것이 밝은 빛을 내며 아래로 구르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었다. 또한 지도에 묘사된 화산 위에 뿌연 안개와 연기, 재가 있고 두 개의 화산 봉우릴는 3,250미터 정도 되는 것으로 현재에도 코니아의 동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이 화산은 거주자들에게 도구나 무기, 귀금속, 거울 등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이곳에는 약 10,000명 정도의 인구가 거주했으며 원시 농경 사회에서 처음으로 정착촌을 형성하여 도시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케니키아 알파벳


기원전 3,000년경 최초로 문자가 발명되면서 정보 기록의 현신을 이룩했다.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설명 문자가 발전하여 기원전 1,000년까지 사용되었고, 거의 같은 시기에 이집트와 중국에서는 또 다른 문자 체계가 발달했는데 바로 상형 문자였다. 이는 수메르인의 설형 문자보다 훨씬 효율적인 문자 체계이다. 설형 문자가 딱딱하고 추상적인 문자 체계라면 이집트 상형 문자는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과 같이 인간의 머리, 새, 동물, 꽃 형태의 문자 체계로 정보를 기록하였기 때문에 매혹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이집트 상형 문자

기원전 2,000년경에 발명된 초기 중국의 한자가 지금도 거의 그대로 정보 기록에 이용되고 있으며, 기원전 17세기 무렵에 페니키아인에 의해 유래한 알파벳은 적은 수의 문자 구성과 더 쉬운 체계로 진정한 정보 기록과 보급을 가능케 했다.

진보한 문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명백한 그래픽 형식으로 정보를 표현한 것은 지도일 것이다. 기원전 3,8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들은 진흙으로 방대한 농토 지역의 정보를 표시했다. 고대 이집트인들도 자신들의 거대한 영토를 표시하고자 영토 정보를 기록하여 사용했다. 이후 6세기경에 그리스인들이 위도와 경도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지도 제작법이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덕분에 더욱 정밀하게 지도를 표현할 수 있었으며 탐험가들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새로운 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고대로부터 이어진 정보 기록을 위한 시도는 정보의 편집, 기록, 축적, 교환 등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만들어내고, 시대와 목적에 맞추어 정보의 체계나 질서를 달리 표현하여 전달하려는 다양한 시도로 전개되었다. 


우리는 정보 시각화의 근원, 여명에 대해 짧게나마 알아보았는데,
결론적으로 정보란 무엇인가.

모든 정보는 그 목적에 따라 의미와 가치를 지니며 생산자와 사용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정보가 되기 전의 단계를 데이터라고 하는데, 이는 아직 정보로서 완전한 형태와 의미를 갖추지 못한 모습을 가리킨다. 또한 사용자가 정보를 습득하여 개인화 과정을 통해 축적해 감으로써 정보는 지식으로 전환된다.
지식은 우리가 생활을 영위하면서 인위적으로 습득하는 고도의 논리적 상식이지만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은 결여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이를 판별할 수 있는 정신적 작용이 필요하다. 이것을 지식보다도 상위 개념인 지혜라고 한다. 

다시 말해 정보는 궁극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형성하는 토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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